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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애니메이션

제가페인(2005) - 내 전여친은 로봇의 AI입니다

선라이즈에서 상당한 투자를 했던 애니메이션

 

지금이야 로봇 액션은 거의 3D로 표현을 하지만 당시에는 3D를 이용하여 로봇 액션을 하는 것이 그리 흔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당시에도 크게 강점이 되진 않았다. 로봇 액션은 지루하고 뱅크샷도 많으며 연출이 특별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작화상태나 캐릭터 디자인은 가장 혹평이었는데 과연 이녀석이 21세기에 만들어진 녀석인가 싶을 정도로 매우 낮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 문제는 작화와 3D애니메이션 퀄리티만 그렇다는 것. 스토리와 각 인물들 간의 개성, 대사등은 매우 입체적이며 억지스럽지 않고 매우 전달력있게 다가온다.

3D 액션은 당시에 봐도 호쾌한 느낌이 살짝 부족했다

특히 과거를 잊은 주인공이라는 설정은 중반에서 극의 흐름을 변화시킴과 동시에 많은 메세지를 담고있다. 루프되는 세상, 사이버세계, 꿈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사실은 현실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주인공, 그것을 거부하다가 결국은 받아들이기로 하고 상황에 포기, 고민, 어떻게 미래로 나아갈 결심을 하는 과정을 심도있게 그려낸 스토리는 자연스럽다.  

캐릭터 디자인이 당시에는 안통하는 디자인이긴 했다. - 출처 제가페인 공식홈

아쉬는 캐릭터디자인 하지만 몰입감 있는 스토리

 

주인공 소고루 쿄우(이나누마 신타로)는 수영부를 존속시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학교 선배인 미사키 시즈노의 다이빙 모습에 감탄 수영부에 입부를 권유하게 된다. 하지만 마사키 시즈노의 입부 조건은 단 한가지 같이 로봇게임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가벼운 부탁이라 승낙하는 쿄우, 하지만 게임이라 생각했던 세계는 자신의 세계와 깊숙히 연결되어 있었다. 초반에는 수영부 존속을 위해 싸우지만 중반이 되면서 자신이 싸우는 이유에 대해 고민함으로서 쿄우의 캐릭터에는 인간미가 묻어나온다. 중반에서의 세계가 리셋된다는 것을 안 쿄우, 마지막날에는 친구들과 화해를 하지만 결국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생활, 거기에 따른 고민,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삶의 방식을 지켜보며 주인공 쿄우는 성장해간다. 그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히로인의 죽음이었는데, 설마 1화만에 사망처리 될 것이라 생각했지 못했다. 물론 주인공의 정신적 성장에 필요한 장치였지만 그러한 현실과 자신의 상황에 제대로 안주하지 못하여 화를 내거나, 거짓말을 하는 모습은 인상깊게 다가온다.

 

주인공 쿄우의 서사와 세계관 설정이 매력적이었다.

 

만약 좀 더 늦게 나왔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르는 수작

개인적으로 참 시기가 안맞았던 작품이라 생각한다. 제가페인의 당시 실패 요인은, 캐릭터 디자인과 투박한 3D 메카닉, 초반에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생활감 있는 디자인이 선호 되기에 오히려 공감이 되는 디자인 일 수도 있지만, 당시 2006년에는 매우 화려한 디자인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기였다. 주변이 워낙 화려하니 상대적으로 부각이 안됬을 수 밖에 또한 투박한 디자인의 로봇인 제가페인은 세계관에 맞는 투박하고 사이버틱한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한창 로봇 애니메이션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던 터라 사람들이 로봇애니메이션을 보려 할리 없었다. 무엇보다 전투신이 너무 늘어져서 문제가 좀 많았다.

하지만 스토리는 여러 가지 복선도 많았고 그것을 매우 깔끔하게 회수했다. 세계관이 확장되는 6화부터는 명작의 대우를 받을만 하다. 한마디로 6화까지만 버티면 재밌어진다는 거다. 

본 사람들에게는 수작으로 통하는 애니메이션이지만 당시에는 흥행에 참패했기에 잊혀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에는 입소문이 나서 블루레이 박스가 나오는 기염을 토하고, 그 흥행에 이어 극장판까지 2016년에 개봉이 되었다. 역시 명작은 평가를 받는 법이다.